일상/일기(2024)

딱 한 번만

redsiwon 2024. 9. 7. 09:16

인내(09:00)

인내하지 못한, 아니 인내하지 않은 것에 대한 자책감을 눈물로 밀어냈다. 결단의 깊은 회개인지, 단순히 자기위안인지 확실하게 분간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기로는 치밀어오르는 충동과 상충되는 행동을 하려면, 그만한 다른 원함이 내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그 원함이 생기기 전까지 나는 그 충동의 노예다. 어쩌면 나는 죽을 때까지 그 충동의 노예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는 마음에, 일단 결심하기로는, 다음 충동이 오면, 딱 한 번만 참아본다. 충동이 아무리 강해도, 사람은 참을 수 있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믿음이 현실이 되려면 행동으로 스스로에게 증명해야 한다.

 

주여, 자의로 주를 거부하고, 음란물을 탐하며 자위를 했습니다. 그 행동에서 나의 주는 악함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나는 그분이 나를 안타깝게만 보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잠깐 드라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에서 박동훈의 아내가 외도 사실에 대하여 남편에게 사과할 때, 박동훈은 사과하는 사람보다도 훨씬 더 괴로워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 그 새끼랑 바람피는 순간 너 나한테 사망선고 내린 거야. 박동훈, 넌 이런 대접 받아도 싼 인간이라고. 가치없는 인간이라고. 그냥 죽어버리라고.”

배우자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의 행동이 지닌 무책임함과 덧없음을 한탄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당신의 사랑과, 나의 어리석음을 마주합니다.

 

주여, 나를 도우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이시여,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