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도 산책

익숙한 순간, 익숙하지 않은 행동

redsiwon 2020. 11. 30. 03:37

바로 이전 글과 연결된다. 특히 '실행가능한 수준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없는 경우'에 대한 대응 전략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는 글이다.

 

내가 한없이 무력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하기 싫은 일을 앞두고 있을 때, 밤에 집에 혼자 있을 때. 두 경우 모두 겉모습은 다르지만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를 나는 '도망친다'라고 표현한다. 나는 숱하게 도망쳐왔다. 이 도피 행위는 행하면 행할수록 강해지고, 허무주의와 결합하여 사람을 극도로 피폐하게 만든다. 내가 폐인이 된 주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피 행위를 습관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위의 두 가지 순간은 '신호'이다. 이러한 신호에 대한 '반응' 행위는 도피다. 주로 유튜브, 음란물, 야식 등이 도피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보상은 즉각적인 자극이다. 내가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무언가를 마주하고 있다는 현실을 잊게끔 하는 자극 말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내가 생각해낸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인지

먼저 내가 도전의 순간과 마주하고 있음을 인지한다. 또한, 이 순간은 정면돌파말고는 다른 답이 없음을 상기한다.

 

2. 결단

다른 답이 없다. 하기로 했으니까 한다. 이 마인드로 강하게 결단하고 정면돌파한다. 생각이 길어질수록 행동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최대한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자.

 

3. 수행

한다. 갈피를 못 잡겠으면 무얼 할지, 어떻게 할지 간단하게 적어본다. 최소한 행동을 할 수 있을만큼이라도 목표가 명확해지면, 행동을 하게 된다.

 

4. 칭찬

다 했으면 칭찬한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꽉 안아준다. 기록을 남긴다. 기존의 도피 습관을 대체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이라는 새로운 보상으로 습관이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익숙한 순간에 익숙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도전과 성장의 기회다. 능동적인 삶이란 이런 기회를 쟁취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