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
어제 저녁에 본능에 몸을 내맡겼다. 때때로 이런다. 아무 생각도 안 하고 그냥 행동해버린다.
내면의 소리로부터 마음을 닫는다. 음란물을 탐닉한다. 성기를 붙들고 격렬하게 위아래로 흔든다. 싼다. 후회한다.
나를 용납하신 분께, 그리고 내 아내에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했다. 내가 했다.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이시여,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내 삶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이끌 힘이 있다. 그 힘은 나의 믿음에 따른 행동에서 나온다.
내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물어보신다.
"도민아, 지금 여기서 무엇을 믿고 있니?"
"도민아, 지금 여기서 무엇을 원하니?"
"도민아, 지금 여기서 어떻게 행동할 거니?"
평안하니?
나는 외롭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것 같다. 어제 천변을 뛰면서 잠깐 생각을 해봤다. 스스로 외롭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연락하는 사람이 없다는 대답이 나왔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 근거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연락이 가끔 오기도 하는 것은 분명하고, 그 와중에 연락을 받을 때마다 진심으로 감사히 여기지 않기도 했다. 결국 어느 정도는 내가 얼마나 감사하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외롭지 않다.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시기 때문이다. 내가 천국에 있고, 내 안에 천국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이 감정은, 실은 내 안에 살아계신 그리스도께서 나를 부르시는 소리다. 그분은 외로움을 통해서 나를 찾고 계신다.
나에게 다정하게 안부를 물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나의 안부를 자주, 따뜻하게, 진실되게 물어봐주기로 결심했다. 마치 주님께서 문 닫힌 집 안에 나타나 평안이 있기를 선포하셨듯이, 베드로에게 세 번 당신을 사랑하느냐고 물어보셨듯이.
내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물어보신다.
"도민아, 지금 여기서 평안하니?"
"도민아, 지금 여기서 나를 사랑하니?"